슬픈 세상의 기쁜 인간 2018. 10. 3. 15:52


마침 친구/지인들과 연휴가 생겨서 여행을 계획해봤다. (추석연휴에 이어 거의 일주일정도)

친구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생기넘치고 역동적인 여행보다는 쉬는 것에 가까운 여행을 원했다.

새로운 공기를 마시고 싶었고, 

다시 쳇바퀴도는 듯한 일상으로 돌아가도 그 기운을 느끼면 잠시 새로운 숨이 쉬어질 것 같은.. 그런 기운을 얻고 싶었다.


그래서 며칠을 검색에 검색, 고민에 고민해보았는데

내가 원하는 조건들이 맞아떨어지는 멋진 일정이 나왔다.

그 중 특히 이틀을 보낸 전북이 참 마음에 들었다.


고등학생 때 여행을 와보긴 했지만, 조금 따분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.

이제는 그 고요함과 뭔가 숨어든 것 같지만 탁 트여있는 .. 그곳만의 느낌이 좋았다.


군산을 모두 둘러본 건 아닌 것 같지만, 우리가 지나오는 동안에는 프랜차이즈 매장을 거의 보지 못했다.

게다가 아주 옛날 말고, 내가 태어났을 적부터.. 내가 기억하는 향수가 있는 그 쯤부터의 것들이 많이 남아있었다.

왜인지 콕 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.. 아늑하고, 편안했다.


부안은 숙소를 워낙 잘 선택한 덕에 배로 만족했다.

조용하고 아름답고 건강한 마을에서, 그런 집에서, 그런 음식을 먹으며 보내니 넘 좋았다.

하지만 도시생활과는 많이 동떨어진 것 같은 정말! 촌이어서 가끔 아지트로 삼으며 여행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.


그리고 군산에서 부안으로 이동할 때, 새만금 방조제를 지나왔다. 탁- 트인 그 길을 지나는 것도 맘에 드는 여정이었다.

이런 건 차로 여행해서 무척 좋은 점 중 하나였다.

내가 차를 타고 여행을 다닐 줄이야...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!


전북지역 어딘가에, 한 1년-2년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.

그곳이 지금의 모습을 잃기 전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.


다시 생각해도 다시 사진을 봐도 그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좋다. 

그보다 언제든 떠나버리고 싶을 때 '가고싶은 곳'(혹은 숨고 싶은 곳 혹은 살고 싶은 곳)이 하나 더 늘어서 마음이 안심되고, 넉넉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