슬픈 세상의 기쁜 인간 2018. 10. 18. 13:52

일단은,

겨울 같이 나기.


초등나이에 있는 어린이들과

대흥동 집 (우리가 이사간 뒤 아직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서 비어있다고 했다.) 에서

겨울방학을 같이 보내보는 거다.

한달에서 두달 사이.


내가 책임질 수 있는 정도여야 하니까

3명에서 5명 정도.

최소 2주에 한 번은 집에 다녀오는 걸로.


같이 귤까먹고 책읽거나 영화보고 얘기도 하고

바로 앞이 운동장이니까 나가서 걷거나 뛰어도 놀고


넓게는 평화를 주제로, 필드워크를 다녀보기도 하고.

시간은 느긋할테니 한가지 주제라도 어린이들도 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보는 일도 꼭 해보고 싶다.

손으로 뭔가 만드는 일도 좋고, 그걸 세상에 공유하는 작업도 꼭 하고 싶다.

판매를 하게 된다면 돈을 벌고 쓰는 일에 대해 같이 얘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..


밥하다보면 하루가 다 갈 것 같은데, 그래서 일단은

서울에서 내가 주문해서 먹던 반찬 배달서비스를 이용하면

소량씩 구입할 수도 있고, 영양소도 고루 섭취할 수 있을 것 같다.

1주일에 한 번 반찬 같이 고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.


같이 살아보는거다. 이걸 교육이라 하기엔 너무 하찮고 어설플 수 있지만,

그냥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살고 싶다.


함께 이런 얘길 나눈 부모님들은 넘 훌륭하신 분들이어서

내 부족함을 채워주시며 함께해주실 것도 같고..


막상 닥치면 돈을 들여 아이들을 보내기엔 망설여지실까?..


사실 이런것들은 느슨한 구조.. 최소한의 시스템에 대해 상상한 것인데

머릿 속엔 더 많은 것들이 있다. 


서로배움과 좀 더 평등하고 안전한 관계 속에서 함께 지내면서.. 

너무 많은 걸 해내지 않으면서,. 그래도 의미있는 배움들을 만들면서..

나 하나의 뛰어난 실력으로 잘사는 것 말고- 의 방법으로..흠..

(말로는 너무 쉬운 것..!)


이런 걸 좀 잘 풀어보려면 나같은 청년이 여럿 있으면 더 좋을테고

그보다도 내가 공부를 좀 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은데

아직은 소소하게 실험으로 해보고 싶은 맘도 있고.. 쉽지 않다. ㅠㅠ


몇몇 분들은 학교를 세우라고도 하시는데 

(;; 아마 기본적으로 안전한 틀은 갖춘 곳에서 나같은 불완전하고 통통튀는 존재를 만나고 싶으신듯..)

내 무모함 최대치를 발휘해서 무모한 도전 카드는 문방구에 쏟아서

지금은 너무 무모한 도전은 어렵다.

학교를 세우는 건 당연히 나같은 사람은 역부족이고.


그냥, 하하하

이런 상상을 하고 있다. 일단은 요즘은.